평택농악은 전통 농업을 기반으로 한 두레농악의 지역성과, 기예를 중시하던 전문연희패의 화려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특히, 평택농악은 국가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된 6개 농악 중 가장 화려한 기예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어떤 공연이든 알고 봐야 그 재미가 더해지는 법. 본지는 ‘평택농악보존회’의 도움을 얻어 평택농악의 연희적 성격을 대표하는 판굿의 진법과 실연장면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봤다.

▲ 평택농악 판굿   ⓒ월간 평택문화

판굿이란 4월 초파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열린 난장에서 행하는 풍물굿의 하나로 장터의 흥을 돋우기 위한 연희적 성격을 지녔다. 평택농악 판굿의 백미로는 무동놀이 중 오무동(五舞童, 동거리)이 있다. 지난해 ‘평택농악보존회’는 국내외 최초로 쌍오무동(雙五舞童) 시연에 성공해 크게 주목 받았다.

※판굿의 순서
인사굿-돌림법고1-당산벌림1-오방진-당산벌림2-사통백이-돌림좌우치기-합동좌우치기-쩍쩍이춤(양산더드래기·연풍대)-돌림법고2-개인놀이-무동놀이-열두발 채상상모놀이-인사굿-난장판

길놀이·인사굿
길놀이는 놀이판이 시작되기 전 간단하게 가락을 쳐 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상쇠가 꽹과리로 가락을 털기 시작하면 상쇠를 중심으로 둘러서 간단하게 가락을 친다. 이후 마당(무대)으로 들어서며 놀이의 시작을 알린다.
본격적인 놀이판으로 들어가는 인사굿은 농기, 호적, 상쇠, 부쇠, 징, 장고, 북, 법고, 무동 등 순서로 이어지며 반시계 방향으로 큰 원을 돌다 관객을 향해 인사한다.

▲ 길놀이   ⓒ월간 평택문화

▲ 인사굿   ⓒ월간 평택문화

돌림법고1
돌림법고란 인사굿이 끝난 후 징과 장고, 북 등 악기를 다루는 치배와 무동들이 큰 원을 이루면, 법고를 다루는 법고수들이 원 안으로 들어가 노는 진법이다. 법고수들은 상쇠의 가락에 따라 양상(나비상모의 긴 물채를 좌우로 1회씩 돌리는 기술)을 치며 제자리서 뛰고, 치배들은 법고수들을 둘러싸고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상쇠의 가락이 바뀌면서 전원 옆뛰기를 하는 장면이 역동적이다.

▲ 돌림법고   ⓒ월간 평택문화

당산벌림1
당산벌림1은 군사 진법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돌림법고가 끝나면 치배는 오른쪽, 법고수는 왼쪽, 무동은 앞쪽에 한 줄로 서서 ㄷ자 형태를 만든다. 진이 갖춰지면 상쇠가 치배와 법고수의 사이를 노닌다. 상쇠의 연풍대와 부포놀이가 인상적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락에 따라 법고의 진형이 바뀌는 모습은 흡사 군사 진법을 방불케 한다.

▲ 당산벌림1   ⓒ월간 평택문화

오방진(멍석말이)
오방진은 평택농악만의 고유한 가락인 칠채가락으로 운용되는 진이다. 상쇠가 동-서-남-북-중앙의 순으로 멍석을 말듯이 치배와 법고수들을 이끌기에 멍석말이라고도 한다.
방위를 관장하는 사방신에 예를 표하는 제의적인 성격을 지닌 진으로, 중앙의 멍석말이가 완성됐을 때는 자진가락을 치며 옆뛰기를 한다. 이때 무동들은 반대 방향으로 뛴다.
이후 오방진을 풀고 크게 하나의 원을 만든 다음 돌림법고를 하며 당산벌림2로 넘어간다.

▲ 오방진-동   ⓒ월간 평택문화

▲ 오방진-서   ⓒ월간 평택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