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문화의 자부심인 평택농악(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은 경기, 충청과 강원 일부 지역을 아우르는 웃다리 지역 대표 농악이다.
특히, 한국 국가무형문화재 ‘농악’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에 관한 회의가 11월 24일~2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평택농악의 발원지인 평택에서는 이름만 빌려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 정도로, 평택농악에 대한 관심과 인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평택농악이 평택의 대표 문화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월간 『평택문화』는 세계의 귀중한 유산이 될 평택농악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 평택농악   ⓒ월간 평택문화

전수교육관 신축
낡고 규모가 협소한 현 전수교육관의 규모 확장 필요성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팽성읍 평궁2길 15에 위치한 평택농악전수회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평택농악의 전승보전을 위해 지어졌다. 본관은 연면적 314㎡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지난 1989년 7월 준공됐다. 본관 맞은편의 예운관은 연면적 182㎡ 지상 1층 규모로 지난 2007년 6월 건립됐다.

본관은 건립된 지 25년이 지난 노후건물이며, 전수교육 목적으로 설립된 예운관 역시 시설 면에서 부족한 형편이다. 실제로 평택농악보존회의 연평균 강습 희망인원은 300여 명이 넘지만, 교육시설 부족으로 강의 개설이 불가능해 희망자의 70%인 200여 명만 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수교육관 신축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문화재청에서 2014년 전수교육관 신축예산으로 국비 30억 원을 확보했으나, 평택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매칭사업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신축사업 추진이 무산됐었다.

반면 평택농악을 제외한 진주삼천포, 이리, 강릉농악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각각 50억, 45억, 42억 규모의 예산을 들여 전수교육관을 신축 중이다. 특히, 임실필봉농악은 지난 2009년 필봉문화촌을 조성, 현재 500여 명 수용이 가능한 숙

박동과 15개 전수교육동, 총 950석 규모의 공연장, 농악박물관 등을 갖추고 체계적인 전승교육을 펼치고 있다.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다른 농악단체와 비교해 볼 때 평택농악의 규모와 위상에 맞는 전수교육관 신축은 시급한 실정이다.

▲ 팽성읍 평궁리 평택농악보존회관   ⓒ월간 평택문화

상임단원의 확충
현재 평택농악보존회 회원은 총 56명, 그 중 전수교육과 공연 등을 전담하는 상임단원은 15명이다. 정기발표회와 상설공연을 비롯해 연간 100여 회 이상의 공연을 펼치기에는 상임단원의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 보존회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지난 10월 대만 초청공연도 국내 일정과 겹쳐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최소의 인원만 참석했다. 다행히 큰 부상이나 사고 없이 해외일정을 마쳤지만, 자칫 부상자라도 생기면 그 공백을 채울 여유 인력은 없는 긴장된 상황이었다.
보존회의 활발한 전수교육과 공연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임단원의 정원을 늘려 인원을 확충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평택농악   ⓒ월간 평택문화

전승학교 활성화
평택 관내에서 평택농악 전승학교로 지정된 곳은 송북·원정·서탄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오성중학교 1개교뿐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전승학교가 없기 때문에 농악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서는 천안의 병천고등학교나 예고 등 타지로 학생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재 육성의 중요성은 월간『평택문화』 10월호 특집이었던 직장운동경기부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택시청 여자하키팀은 평택여중-평택여고-평택시청이라는 튼튼한 선수풀(pool)이 있기에 전국 최강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었다.
평택농악도 마찬가지로 지역의 인재가 계속 수급돼야 그 명맥이 이어질 수 있다.

이미 평택농악보존회에서도 2012년부터 ‘예운’이라는 청소년예술단을 조직, 운영해 각종 대회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보다 많은 학생들이 농악을 접하기 위해서는 전승학교 확대가 필요하다.

국제규모 축제 개발
관광자원이 경쟁력으로 떠오른 시대. 지역을 대표할 만한 축제를 개발하자는 논의는 끝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평택농악만큼 평택을 대표할만한 자원이 또 있을까.

진주삼천포농악의 고장 사천에서는 사천타악축제를 발전시켜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규모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창출효과는 이미 많은 곳에서 검증됐다. 2015년이면 평택농악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된 지 30년이 된다. 이제는 평택농악을 활용한 국제규모 축제 개발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위험에 따른 보상 마련
평택농악의 백미가 무동놀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 무동놀이 중 곡마단(오무동)을 시연할 수 있는 단체는 국가무형문화재로 평택농악과 남사당, 경기도무형문화재인 안성 남사당풍물놀이 뿐이다. 특히, 2개의 곡마단이 무대에 오르는 쌍오무동은 국내외를 통틀어 유일하게 평택농악만이 가능한 기예다.

곡마단은 5명의 호흡이 일치해야 가능한 고도의 기술이기 때문에 늘 사고의 위험이 따른다. 또한, 무게를 오로지 몸으로 감내하다보니 밑동을 오래하다 보면 발이나 허리, 목 등 어느 곳 하나 성한 데가 없다.

하지만 무동놀이를 맡은 단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한 달에 5만 원 위험수당이 전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밑동은 꺼려지는 배역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밑동이 지닌 위험부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마련해, 평택농악의 무동놀이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 평택농악   ⓒ월간 평택문화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져야
앞서 거론한 평택농악의 발전방안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결국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관심만이 해답이다. 평택농악이 평택농악보존회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평택의 소중한 문화자원으로 받아들일 때 단계적으로 실현 가능할 것이다.

관심은 그리 어렵지 않다. 주말에 가족, 친지의 손을 잡고 평택농악 공연을 보러 가는 것부터 첫 걸음을 떼보는 것은 어떨까.

▲ 평택농악발전협의회   ⓒ월간 평택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