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 산란 중인 암컷 꼬리명주나비   ⓒ월간 평택문화

▲ 꼬리명주나비의 짝짓기   ⓒ월간 평택문화

꼬리명주나비 (Sericinus montela Gray)
호랑나비과의 한 종류인 꼬리명주나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비로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봄 형은 4월 중순에서부터 5월 하순까지, 여름 형은 6월 말부터 9월까지 나타나는데, 성충은 평지나 산기슭의 먹이식물(食草)을 중심으로 한 소관목이나 풀잎 위를 날아다닌다. 1887년 ‘Sericinus telamon greyi’라는 이름으로 처음 기록된 꼬리명주나비는 이후 1947년 석주명 선생이 털이 많은 모습을 명주 옷감에 빗대 현재의 이름으로 명명했다.
꼬리명주나비는 과거에는 그 서식지가 많아 쉽게 볼 수 있었으나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지금은 깨끗한 농촌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됐다. 평택에서는 진위천에 서식하고 있는데, 진위천 둑 방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꼬리명주나비의 우아한 날개짓은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서서히 낮게 날아다니는 그 움직임이 마치 우리민족과도 닮아있다 하여 국접(國蝶)으로 지정하자는 주장도 많았다. 꼬리명주나비는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나비 280여 종 중에서 서식지를 절대 벗어나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같은 습성을 활용하여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점에서도 꼬리명주나비는 매우 훌륭한 자원이다.
꼬리명주나비가 다른 나비들과 구분되는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암컷과 수컷의 모양과 생김새가 확연하게 차이난다는 점이다. 꼬리명주나비의 수컷은 흰색, 암컷은 검은색의 날개를 가지고 있고, 뒷날개 끝에는 빨간 띠와 긴 꼬리모양의 돌기가 있다. 암컷의 날개 윗면에는 흑갈색 무늬가 잘 발달해 언뜻 보기에 검은 바탕에 노란 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수컷은 흰 바탕에 검은 띠가 있다.
꼬리명주나비는 번데기에서 우화하는 즉시 며칠 이내에 주변의 암수가 만나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 후 1∼3일내에 쥐방울덩굴을 찾아다니면서 먹이식물의 잎이나 줄기, 꽃에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200여 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알은 일주일 후 애벌레로 되고 애벌레는 식초를 먹고 자라 20∼25일후 번데기로 된다. 번데기는 10일∼12일후에 우화하여 나비가 되고 나비는 7일∼15일정도 생존한다.
진위천을 근거로 살아가는 평택의 꼬리명주나비는 이르면 4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봄 형이 나와 번식하고, 6월 초순부터 9월까지 여름 형이 2~3회 발생하는데 이는 한반도에 분포하는 나비 중 매우 특이한 생태이다. 짧은 기간에 여러 세대가 살 수 있는 것은 꼬리명주나비의 생명력과 뛰어난 적응력만이 가능하다.

▲ 쥐방울덩굴의 열매   ⓒ월간 평택문화

▲ 진위천 회화리의 쥐방울덩굴 모습   ⓒ월간 평택문화

쥐방울덩굴 (Aristolochia contorta Bunge)
꼬리명주나비가 점차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쥐방울덩굴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쥐방울덩굴은 꼬리명주나비가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식물로 애벌레의 유일한 먹이식물이자 성충의 산란지다. 산림청보호식물 151호로 지정돼 있는 쥐방울덩굴은 국외 반출시 반드시 승인 받아야하는 식물로 분류돼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서식지 파괴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희귀생물이다. 쥐방울덩굴은 꼬리명주나비의 서식지를 복원하거나 비오톱(biotope, 서식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
주로 개울가에서 발견되는 쥐방울덩굴은 여러해살이 덩굴 식물로 줄기는 전체에 털이 없고 길이가 1~5m가량 되며,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온다. 어릴 때는 검은 빛이 도는 자주색이지만 자라면서 점차 녹색 빛을 띤다. 잎은 4~10cm로 어긋나 자라며 앞 자루가 긴 것이 특징이다. 쥐방울덩굴의 꽃은 잎겨드랑이에 여러 송이가 달리고,  꽃받침은 통 모양으로 밑 부분이 둥글게 커진다. 마두령(馬兜鈴)이라 불리는 열매는 둥글며 지름이 3cm 정도로 줄기에 매달려 있다. 열매의 이러한 모습 때문에 쥐방울덩굴이라고 불리게 됐다. 흔히 민가에서는 까마귀오줌통이라 부르기도 한다.
꼬리명주나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물인 쥐방울덩굴은 유독성 식물로 한약재로 유용하게 쓰인다. 열매는 가래나 천식에 효과적이고, 뿌리는 장염과 이질, 복부팽만에 큰 효과가 있다. 또한 혈압을 내리는 데도 탁월하다. 꼬리명주나비에게도 사람에게도 쥐방울덩굴은 풍부한 자원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