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6시27분께 평택시 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2층 양복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이 불로 건물 4층에 거주하던 A씨(30·여·나이지리아)가 네살, 세살 딸과 한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밖으로 피신하려 했으나 건물 내부에 가득찬 연기로 인해 베란다로 대피했다.

 당시 건물 외부로 검은 연기가 계속해서 솟구치는 상황이었고 베란다로 피신한 A씨 가족은 옴짝달싹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러자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이용수씨는 자신의 점포에서 판매하는 이불을 가지고 나왔고 상가 주민은 물론 길을 가던 군인, 행인 등 10여명이 함께 이불을 넓게 펼친 뒤 “뛰어내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후 A씨는 아이 셋을 연달아 이불 위로 떨어뜨린 뒤 자신도 창문 틀을 밟고 올라 이불 위로 몸을 던졌다.

이러한 시민들의 노력으로 4층에서 뛰어내린 A씨 자녀 3명은 다행히 별다른 상처없이 구조됐고 A씨는 다리에 경미한 부상만을 당했다.

 이날 구조에 함께 참여한 이정민씨는 “긴급한 상황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어린아이와 엄마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이씨가 가지고 나온 이불을 같이 잡았다”며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구조돼 기쁠 뿐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A씨 옆집에 거주하던 미군 B씨(51)가 호스를 이용, 건물 외벽으로 탈출하다가 2층 높이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으며 3층에 거주하던 집주인 Y씨(80·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화재는 소방서 추산 6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뒤 30여분 만에 진화됐으며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평택=최해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