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양교리 벼ㆍ소나무 원인모를 고사

평택시 오성면 양교리 일대 1만5천여㎡에 달하는 논에서 자라는 벼의 잎이 노랗게 말라죽고 100여그루의 소나무가 원인 없이 고사돼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에 대해 행정당국에서도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어 농민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18일 시와 양교리 주민 등에 따르면 (주)S 공장 등 3개 업체가 운영 중인 양교리 일대 공장 인근의 소나무 등이 수개월 전부터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말라죽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 일대 1만5천여㎡의 논에 심은 벼마저도 같은 증상을 보이며 말라죽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6일 농민들로부터 제보를 받고 원인규명에 나섰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농촌진흥청에 현장기술지원 요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이날 오전 11시 (주)S 공장 주변에서도 둘레 20~30㎝, 높이 20~30여ｍ의 수십년생 소나무 100여그루와 수년생 소나무 모종 수십그루, 2ｍ 자란 줄풀, 벼 등의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말라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농민 도회인씨(50)는“나무와 풀, 벼등이 말라죽는 현상을 보면 환경에 의한 피해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지난 1996년에도 벼 등이 인근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등에 의해 이같은 현상을 보여 인근 공장에서 보상을 해준 적이 있는데 하루빨리 원인이 규명됐으면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도씨는 이어 “최근 들어 계속되는 장마에 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저기압 탓에 바닥으로 가라앉으며 이같은 피해가 생기는 게 아니냐”며 “농약으로도 잘 죽지 앉는 줄풀이 말라 죽는 것을 보면 심각한 문제”라고 불안해했다.

환경 전문가인 H씨(53)는 “나무를 비롯한 벼들이 말라죽는 현상을 볼 때 인체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체에 영향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환경에 의한 피해라고 추정되지만, 병해에 의한 피해일 수도 있어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환경을 비롯한 병해 전문가들에게 의뢰, 원인규명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기자 chy4056@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