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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 ‘농’ 자격을 뺏긴 사람들 갈 곳이 없다

기사 등록 : 2018-12-13 16:17:00

최해영 chy4056@hanmail.net

평택 고덕신도시 이주 농민들 창고서 살아야 할 판

1천여가구 농민자격 상실 농가단지 입주 등 불가능 평택시 “현행법상 불가피”

보상으로 인해 농민자격이 상실된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내 1천여 세대의 이주 농민들이 새로운 주거지 마련에 힘겨워하며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16일 평택시와 이주민 등에 따르면 평택 고덕면과 서정·중앙·장당동 등 1천743㎡의 고덕국제신도시내 농민들은 지난 2009년 말부터 국제신도시에 편입돼 LH로부터 농지보상을 받았고, 2년간의 공백 끝에 지난 5월부터 지장물 보상이 시작되면서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농가주택 2천975가구 가운데 1천여가구가 타 지역에 논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 농지원부가 말소, 농민자격을 상실하면서 새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농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주대책조합 등이 평균지가보다 50% 이상 저렴하게 농업진흥지역 내 이주택지에 마련한 농가주택단지에 입주를 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개별적으로 수용지역 인근의 농업진흥지역 농지를 구입하더라도, 농민자격이 없어 농가주택을 건축할 수도 없게 됐다.

M씨(65·고덕면 좌교 1리)는 농지 보상을 받은 후 농가주택을 건축하기 위해 인근 해창리 농업진흥구역 내 자신의 농지에 농가주택을 건축하려 했으나, 농민자격이 상실됐다는 이유로 농가주택 신고가 불허됐다.

M씨는 “농가주택 대신 농업진흥구역에 건축이 가능한 농사용 창고를 지은 뒤 거기서 생활해야 할 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주민생계조합 S씨는 “LH가 2009년 농지를 보상한 이후 2년여 만인 지난 5월부터 지장물 보상을 시작하면서 사단이 벌어졌다”며 “미군기지 이전 등에 따른 특별법으로 시행하는 사업인데 군부대 수용지역은 이주대책을 수립하고, 고덕국제신도시 지역은 외면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농지법에 따라 농지의 소유권이 이전될 시 다른 농지가 없으면 자동으로 농지원부가 말소된다”며 “국제신도시 농민들의 사정은 이해가 가지만 현행법상 농지원부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기자 chy4056@kyeonggi.com

# 평택 고덕신도시 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