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들 서로 격려하며 생존소식 기다려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서로 격려하며 생존 소식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사고 발생 5일째인 30일 해군2함대 예비군 숙소에 모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숙소 주변을 오가며 초조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은 “말조차 하기 힘겨운 상황이지만 우리 가족들은 실종자 전원이 생존해 있다고 믿고 있다”며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갔다.지난 29일 오후 6시30분 이후로 생존 가능 시각이 지났지만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함미에 공기를 주입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함미를 수색하고 있는 해난구조대 요원들이 지난 29일 오후 8시14분부터 13분간 함정 굴뚝인 ‘연돌’의 금이 간 부위에 공기통 1개 분량의 공기를 주입한데 이어 공기 주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실종자 가족들은 오후 1시께 취재를 위해 숙소를 찾은 취재진들에게 “모든 가족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인데 무슨 얘기를 하라는 것이냐”며 “아무런 얘기도 하고 싶지 않다”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실종자 가족들이 보도본부를 찾아와 “가족 모두가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다. 희망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고 낙담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며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서로 격려하며 생존 소식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이들 가족들은 “모든 것이 힘든 상황이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모든 가족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뒤 숙소로 돌아갔다.실종자 가족 대부분이 부녀자와 노약자들로 끼니를 거르기 일쑤고 며칠째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보니 이미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된 상황이다. 여기에 구조작업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작업을 하던 UDT요원 한모 준위(53)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종자 가족들과 해군2함대 장병들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