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원인 오리무중… 수색·구조도 제자리 정부·군 대책회의만… 실종자 가족 발 동동

“실종자 가족과 온 국민이 무엇하나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한 답답함에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서해 백령도 인근해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실종자 생존여부, 침몰 과정과 사고원인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의혹만 증폭되면서 실종자 가족을 비롯한 국민들이 정부와 군의 대처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더욱이 천안함의 사고는 미 해군 소속 이지스함 2대와 평택 2함대 배속함정이 참가하는 한·미독수리훈련(FR) 기간 중에 발생, 천안함의 참여나 역할 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군은 사고발생 3일째인 28일까지 물속에 잠긴 1천200t급의 천안함에 대한 수색에 나섰으나 실종자 생존여부와 사고발생 원인 등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더욱이 승조원 104명이 근무하는 길이 88m의 초계함이 ‘강력한 폭발’로 선체가 두 동강 나고 20분 만에 거의 침수된 과정에 대해 전문가들도 쉽게 이해 못하는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나 별다른 해명조차 없어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또 수색작업과 관련해 사고가 발생한 26일은 야간으로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있으나 맑은 날씨를 보인 27일과 28일에도 수색이나 구조에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합참은 소해함 2척이 사고지점에 도착해 29일 오전부터 탐색활동을 실시하며 미 해군 구조함인 3천t급 살보(Salvo)함도 탐색 및 구조활동에 동참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구조함들의 뒤늦은 도착에 대해서도 실종자 가족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이같은 불신 속에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작업에 민간이 참여토록 요구하는 한편 자비를 들여서라도 수색에 나서겠다며 군의 수색작업에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한 실종자 가족은 “사고 발생부터 현재까지 속시원한 발표하나 없는 정부와 군이 정말 답답하다”며 “어딘가에 갇혀 있을 아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고가 대함/대공사격, 해양차단 작전 등 다양한 해상훈련을 펼치는 한미합동 독수리 훈련 기간 중에 발생한 것이어서 이와 관련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이는 천안함이 사고를 당한 서해의 경우 미 해군소속 이지스함과 한국 최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최신예 전투함인 최영함, 윤영하함 등 2함대 배속 함정이 23일부터 본격적인 한미 독수리 훈련에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이다. 미 해군 이지스함은 28일 검토회의 후 출항할 예정이었다.해군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이 독수리 훈련에 참가해 백령도 인근에서 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서해상에서 가진 한미합동 훈련에 직접적으로는 참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