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덕에 먹고 살았는데…”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평택시가 지역경제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11일 평택시와 쌍용자동차 등에 따르면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자동차는 평택공장의 경우 5천700여명의 직원과 이들의 가족, 250여개의 협력업체, 2·3차 협력업체 등을 포함하면 평택인구의 10%에 해당하는 5만여명의 생계가 달려있어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3·5·8면
최근 쌍용차 위기로 지난 12월 급여 지급이 늦어지면서 지역 상권들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평택은 이미 경제한파를 체감하며 혼란에 휩싸여 있다.
평택시 비전동에서 A슈퍼를 운영하는 K씨(50)는 “법정관리신청 이후 수일간 매출액이 평소의 40% 이하에 그치고 있다”고 탄식을 자아냈다. 또 송탄의 P식당 주인 L씨(45)는 “쌍용차 직원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매출이 50% 이상 급갑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노조는 상하이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11일까지 특별한 대책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상하이 측이 법정관리 신청을 하며 들고 나온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발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으나 뾰족한 대안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쌍용차 협력업체들은 법정관리 신청 이후 주거래 은행인 신한은행에서 부도를 대비, 법인 및 개인 통장의 출금을 정지하는 등의 사태가 빚어지자 눈앞에 다가온 부도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쌍용자동차 협력업체인 B업체 H대표(44)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쌍용차가 회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었는데 이제는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져 막막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평택시는 ‘지역경제 파탄’이란 위기를 앞두고 10~11일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10일 전직원 긴급대책회의에서는 24시간 운영하는 ‘평택시비상대책단’을 운영키로 했으나, 해법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시 대책단에서는 쌍용차 관용차량 구매, 쌍용차 살리기 호소문 발송, 정책협의회 및 범시민대책위 구성 등을 통해 쌍용차를 살리고 경기도에 쌍용차 및 협력업체 경영안정자금 및 신용대출 확대 방안 등을 건의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쌍용차의 법정관리는 지역경제 붕괴, 실업난 가중, 협력업체 연쇄 도산 등 평택경제를 공황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는 위험요인”이라며 “쌍용차를 살리기 위한 정부 등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