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이전 지연 ‘일파만파’렌탈주택·상가 파산 위기

 미군기지 이전 지연과 국제화계획지구 보상 연기, 수도권규제 완화, 오산세교택지개발 등으로 인해 미군부대 인근 상가들이 파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미군들에게 전·월세를 주기 위해 건축한 1천여의 다가구주택 업자들은 부도위기에 놓여있고 민간제안 지구단위를 추진한 20여개 개발사업자들도 파산지경에 이르면서 평택지역이 공황위기를 맞고 있다.
또 국제화계획지구의 보상도 미루어지면서 토지공사의 연말 보상계획을 믿고 이전을 추진한 중소기업체들과 이주민들도 융자등으로 추진한 대토매입 등의 이자를 고스란히 떠 안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재정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15일 팽성읍 소재 캠프험프리스 인근 수백여 상가들이 밀집한 로데오거리는 미군기지 이전에 따라 호황을 누릴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년째 적자를 보면서도 영업을 해 왔지만 이전이 계속 지연되면서 전 상가가 초상집 분위기를 보였다.
로데오 거리에서 수십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이모씨(50)는 미군기지 이전으로 안정리 일대 침체된 경기가 풀릴 것으로 예상, 지난 2005년 수천만원을 투입해 가게를 수리 했지만 매년 지속되는 적자와 미군기지 이전 지연 등으로 인해 가게를 넘겨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박모씨(43)도 호황을 기대하며 매일 가게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적자가 누적 되면서 빚만 수억원에 달하는 상태인데다 은행 이자도 갚지못해 경매위기로 내몰리자 “미군기지 이전을 찬성했던 주민들을 이렇게까지 홀대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겠냐”며 울분을 토했다.
또 미군기지 이전으로 10만여명의 미군이 평택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믿고 평택소재 미군부대 인근에 1천여채가 넘는 렌탈하우스(다가구주택)를 은행 등의 융자로 건축한 업체들도 입주가 되지 않아 부도 위기를 맞고 있다.
건축업자 및 전·월세 임대업자들이 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된 지난 2004년 1월부터 시에 허가를 받아 최근까지 팽성읍 소재 캠프험프리스 미군부대 인근에 건축한 다가구주택은 760건으로 2천600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신고만으로 처리되는 건축물을 합산하면 1천여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미군기지 이전이 미루어지면서 은행 융자로 팽성읍 대사리 일대 12세대를 지난 2005년 준공한 권모씨(36)는 전·월세를 놓지 못하자 2년째 은행이자를 감당하지만 한계에 부딪혀 경매위기에 놓여 있는가 하면 팽성읍 송화리에 9세대를 건축한 정모씨(55)도 빈 방에 안절부절 못하는 등 대부분의 건축 및 전·월세업자들이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특히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각종 공장들이 평택으로 몰리면서 유입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민간제안으로 추진한 17개 사업은 면적만 922만여㎡에 달하고 있지만 수도권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시 2020계획에 따른 유입인구의 차질이 예상되는 데다가 시와 도, 토지공사 등이 추진하고 있는 2천442만여㎡ 면적의 용이지구, 서재지구, 배미지구, 안중·송담지구, 청북택지, 소사벌택지, 국제화계획지구 등의 개발도 분양 마저 미지수여서 투자비만 날린채 손을 놓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국제화계획지구도 토지공사의 보상이 내년 7월로 미뤄 지면서 979농가 6천935명의 이주민과 122개 중소기업체들은 융자를 얻어 대토 등을 마련하는가 하면 이전부지를 구입했지만 이자를 감당할수 없어 경영에 큰 차질을 빚어 계약금만 날리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고덕면 해창리에서 S기업을 운영하는 임모씨(48)는 오는 12월께 보상을 한다는 토지공사의 말만 믿고 천안시 둔포면에 4천950㎡의 이전부지를 마련하면서 올해말 잔금을 주기로 하는 조건으로 지난 8월 계약을 했으나 보상이 미뤄 지면서 수억원의 계약금만 날린 처지다.
P업체 오모씨(50)는 기업에 부채가 있음에도 공정상 이전을 준비할 수밖에 없어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아 인근 지역에 3천960㎡의 공장부지를 매입, 이전 준비를 서두르던 중 보상이 늦어지자 기존 대출금 이자와 이전하기 위해 받은 대출이자 등을 감당할수 없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주민 문모씨(30)는 수억원의 은행 대출을 받아 수용지역 인근에 대토를 구입한뒤 이주를 하기 위해 건축물을 건축하고 있던중 보상이 미뤄 진다는 소식에 공사를 중단했지만 이자 마련에 근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평택 전체가 계획 차질에 따른 문제가 연계되면서 시민 전체가 불안해 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움츠린 마음만큼 소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도시전체가 파산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이은우 공동대표는 “미군기지 이전 지연과 수도권규제 완화, 경제위기 등으로 인해 평택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들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시점을 시가 냉철하게 실태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시민단체 및 시민, 기업체, 관계 전문가 등을 구성으로 하는 비상대책기구 등의 설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