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가 폭행치사 ‘5세 여아’ 친언니도 상습폭행 당해

<속보>“맞지 않으려고 울지도 못했어요. 제일 하고 싶은 것은 공부(수학)예요.”
의붓딸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가슴과 배 등을 폭행, 사망케 한 정모씨(본보 24일자 4면)가 민씨(33)의 큰 딸이자 숨진 민양(5)의 언니인 민모양(8)도 상습적으로 폭행해 온 것은 물론 공부까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양은 24일 “숨진 동생과 함께 ○○엄마(계모 정씨·33)에게 수시로 가슴과 배 등을 발로 차이는 등의 폭행을 당해 왔다”고 말했다.
민양은 또 “동생이 ○○엄마에게 폭행을 당할 때 울면 자신도 맞을까봐 울지도 못했다”며 “22일에도 ○○엄마가 거실에 있던 화분으로 밀쳐 이마가 찢겨 지면서 피가 흘러 울음을 터뜨리자 오른쪽 손목을 이로 깨물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재 민양의 이마는 상처가 남아 있으며 손목은 정씨에게 물린 이빨 자국이 선명했다.
특히 민양은 “○○엄마가 데리고 들어온 민○○양(5)은 잘못을 해도 말로만 야단을 치고 동생과 나는 잘못을 하면 ‘너죽어’하면서 몽둥이와 발, 주먹 등으로 가슴과 배, 다리 등을 마구 때렸다”며 “가끔 너무 아파 울음을 터뜨렸는데 그 때마다 심하게 맞아 더 맞지 않으려고 눈물도 흘리지 못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민양은 이날 취재 도중 ‘제일하고 싶은 것’을 묻자 “공부(수학)”라며 “공부를 하면 ○○엄마가 ‘공부를 왜 하냐’며 못하게 하고 데리고 들어 온 ○○에게는 공부를 위해 한글펼치기 등의 과외공부까지 시켰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 과정을 지켜보던 민양의 할아버지는 “정씨가 경찰에 연행돼 손녀를 데려 왔을 때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옛날의 밝은 모습을 되찾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가슴과 팔 등이 아프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양은 할아버지와 함께 평택시 서정동 소재 참존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