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승인 2007.02.08 

■ 평택 탈북자 아내 살해

 탈북자 노래방 도우미 살해사건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범인 황씨는 부인 김씨를 살해하기 위해 야산으로 유인한 뒤 흉기와 둔기로 목 등을 무참히 찔러 살해, 암매장하고도 태연히 경찰에 가출신고를 하는 대담함과 치밀함을 보여줬다.

더욱이 황씨는 여섯살배기 아들도 살해후 축산분뇨 저장실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돼 담당 형사들까지 혀를 내두르고 있다.
황씨에게 살해당해 유골로 돌아온 김씨는 자유가 그리워 지난 2000년 3월23일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 흑룡강성으로 탈북한 탈북자여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04년 7월 베트남을 경유해 한국에 입국, 자유의 품에 안긴 뒤 하나원에 입소했고 퇴소한 후에는 중국 흑룡강성에 두고 온 황씨와 아들을 한국으로 초청, 평택시 안중읍 소재 현화리 모 아파트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몄다.
하지만 생계가 어려웠던 김씨는 노래방 도우미로 나섰고, 손님들과 어울리다 황씨로부터 ‘불륜’ 의심을 받기 시작하다 끝내는 평생 반려자인 남편의 손에 의해 34살의 나이에 황천길에 먼저 오르고 말았다.
범행 후 황씨는 뻔뻔하게도 경찰에 “부인이 아들을 데리고 나간 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가출신고까지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와 자주 어울렸던 이모씨를 용의자로 보고 통신수사 등을 벌였고, 이후 “부인을 납치했으니 돈을 준비하라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는 황씨에 주장에 따라 채권·채무관계자들까지 수사선상에 올려 놓는 등 수사력을 낭비해야만 했다.
하지만 황씨가 주장하는 부인과 아들의 가출 당일 아파트 CCTV에 황씨와 아들이 함께 나간 뒤 황씨 혼자 귀가한 사실이 확인됐고, 김씨와 황씨의 휴대전화 기지국이 동일한데다 지난 1월26일 축산분뇨 저장실에서 아들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황씨의 범행은 꼬리를 잡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