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추수에 한숨 뿐입니다”

 “정부의 완강한 공권력에 맞서 팽성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함께 뿌린 볍씨가 자
추석을 앞두고 이제 마지막 추수를 하려니 기쁨보다는 허무한 마음뿐 입니다.”

지난 27일 미군기지 이전반대 팽성대책위 김택균 사무국장(43)은 콤바인을 이용해 수확한 벼를 큰 포대로 옮겨싣는 수확작업을 벌이고 있는 평택시 팽성읍 도두·신대리 들녘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만 토했다.
이는 미군기지 이전부지로 편입된 뜰에서의 올 농사의 첫 수확을 하고 있지만 평생을 살아온 터전에서의 마지막 추수가 될 것이란 걸 알기에 기쁨보다 슬픔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같은 심정은 대추리 주민 김모씨(54)도 마찬가지.
김씨는 이날 오전부터 도두리마을회관 인근 논 4천평을 콤바인과 낫을 이용해 올해 첫 가을 걷이를 군 철조망 등으로 인해 제대로 정성을 쏟지못해 수확량은 감소할대로 감소 한대다 마지막 추수라는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며 담배연기만 길게 뿜어내고 있었다.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이날 수확에는 주민들과 마을에 살고 있는 평택 지킴이 20여명이 참여해 김씨의논 3천평을 포함해 8천여평논을 콤바인 2대를 이용,추수를 시작 했으며 28일까지 남은 벼수확을 마칠 계획다.
이날 추수는 지난 봄 대추리 주민과 범대위가 팽성읍 기지이전예정지 285만평 가운데 군 철조망이 설치되지 않은 외곽지역 100여만평에 대해 논갈이를 한뒤 20여만평의 마른 논에 볍씨를 뿌려놓은 것이 결실을 거두었다.
팽성주민대책위 김 사무국장은 “기지이전 예정지는 국방부 소유로 돼 있어 영농활동은 불법이지만 씨 뿌린 작물은 수확하는 게 농사꾼 마음이다”며 “미군기지 이전때문에 고생을 한 모든사람 들에게 추수한 쌀을 전달해 올 추석을 보내게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