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아픔 보듬는 ‘따스한 검사님’

 “우리 동생은 알콜중독과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습니다. 노모를 폭행한 것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하나 거동이 불편한 90세 노모의 딱한 처지를 헤아려 동생을 사랑으로 이끌어 주신데 대해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최선경 검사에게 최근 배달된 어느 피의자 4촌형의 감사의 편지 내용이다.
노모를 폭행한 혐의(존속상해)로 구속된 아들을 석방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치료비 등을 알선해준 최 검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 있다.
편지에는 또 “검찰은 강압수사도 서슴치않는 두려운 기관이라는게 일반적인 통념이지만 최 검사를 접하면서 새롭게 변한 검찰의 모습을 깨닫게 됐다”며 “사회와 한가정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모습에서 검사를 대하는 것인지 천사를 대하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고 씌여있다.
최 검사가 이같은 사연의 편지를 받은 것은 얼마전 노모를 폭행한 김모씨(46)를 구속시켰다가 피의자의 딱한 사정을 알고 김씨에게 선처를 베풀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저지른 행동은 사회적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아들의 구속으로 김씨의 90세 노모가 돌볼 사람 하나 없이 방치될 위기에 놓인 것을 감안한 것.
최 검사는 김씨의 구속을 취소하고 아들의 재범방지를 위해 평안피해자지원센터에 의뢰, 완치일까지 무료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최 검사의 결정은 피의자의 강한 개선의지와 그동안 노모를 어렵게 부양해온 점 등을 참작한 것이지만 검찰이 형식적인 처벌보다 범죄예방을 위해 범죄수위를 결정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의지이기도 하다.
최 검사는 “실질적인 검찰권 행사는 국민의 아픔과 애환을 사랑의 손길로 보듬는데 있다”며 “피의자가 이를 계기로 반성하고 더욱더 노모를 사랑으로 모시는 기회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피의자 김모씨(46·안성시)는 지난 10일 90세 노모가 반찬투정을 부린다는 이유로 만취상태에서 노모를 밀어 넘어뜨려 안면부 타박상 등을 입힌 혐의로 구속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