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 대추리 대치 사흘째

 평택 미군기지이전·확장에 반대하는 범대위 등 시민단체가 철조망 절단 후 진입시도로 군·경과의 유혈사태 등 대치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7일 오후 팽성읍 대추·도두리 일대. 군·경의 시위대 재진입 시도를 막기 위한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주민과의 충돌이 언제 벌어졌느냐’는 듯 마을 전체가 평온하기 그지 없다.

군은 이날 시위대가 또다시 철조망을 걷어내고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난입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굴착기를 동원, 대추·도두리 등 황새울 들녘 곳곳에 철조망 안쪽에 구덩이를 파고 높이 1.5m의 둑을 쌓으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군은 지난 5일 어린이날에 이어 사흘간의 휴일이 지속됐음에도 훼손된 철조망을 복구한 뒤 대추분교로 연결되는 원정삼거리 진입도로를 비롯, 군 경계 주요 거점마다 경찰과 함께 철조망 안팎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3인1조로 경계초소를 운영했다.
하지만 대추리 마을회관 등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막는 철조망과 장애물 앞에서 경계를 서는 전경 등 경찰들은 하루종일 어깨에 내려 쬐는 햇빚마저 힘에 겨운지 지친 모습이었다.
군은 마을 주민들이 대추리 등을 왕래할 수 있는 일부 통로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며, 시위대 등 민간인들의 불필요한 접촉을 없애기 위해 공병대가 내리천변에 띄어놓은 문교로만 군이나 군차량이 이동토록 하는 등 나름대로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평택 팽성읍 창공에는 군 헬기가 온종일 저공비행을 하며 추가 설치할 철조망을 실어나르면서 이곳이 군사보호시설 이전에 군 작전지역임을 실감케 해 줬다.
대추리 원주민들도 대초분교가 잿더미가 된 뒤 굳은 표정으로 외지인과 맞닫드리는 것을 피하며 말을 아끼는 등 이날 하루 불안한 평화가 유지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