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가슴과 팔·다리에 총탄이 박히면서 아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한데 그 총탄을 이제 나의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구나”
24일 오전 평택시 포승면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서해교전 전적비 제막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해군 장병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오열을 터트렸다.
지난해 6·29 서해교전으로 숨진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이날 전적비 제막식에는 유가족과 함께 조영길 국방부장관과 천용택 국회의원, 강창희 국회의원, 김선기 평택시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서해교전에서 순직한 고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김모씨(54)는 “살이 패이고 뼈가 부서지는 그 고통을 참지 못해 몸부림쳤을 너의 모습이 눈앞에 선한데 너를 어떻게 보낼 수 있겠느냐”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제막식에는 숨진 장병들과 함께 ‘참수리 357호’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20여명의 현역·예비역 장병들도 유가족들과 함께 참석, 연신 눈물을 훔쳤다.
당시 교전으로 한쪽 다리를 잃고도 해군의 배려로 현역 복무를 계속하고 있는 이희완 중위는 “먼저 간 전우들은 이 땅을 위해 큰 일을 하신 분들”이라며 “전우들의 고귀한 희생을 항상 생각하며 남은 군생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다를 지키는 모습을 형상화한 전적비에는 교전 당시의 전황을 담은 비문과 함께 전사한 윤영하 소령, 조천형 중사, 서후원 중사, 한상국 중사, 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의 얼굴이 청동부조로 부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