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은 머리위로 날아갔고 포탄을 맞은 전우의 머리는 차마 쳐다볼수 없이 처참했으며 갑판은 피로 물들여졌습니다.”

북한함정이 357초고속 함정을 향해 발사하는 포성과 함께 “357 맞았다” ‘쏴’를 외치는 편대장 김찬 소령의 목소리에 358 초고속 함정 병기사인 안지남하사(20) 손에 맞닿아 있던 방아쇠는 힘이 쥐어졌고 포탄은 북한군 함정을 향해 쏟아졌다.

지난 29일 백령도 인근 서해해상 오전 10시25분께 북한함정의 함포사격이 시작되자 해군2함대 소속 함대들은 일제히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1천여m의 거리를 두고 있던 북한 함정에서 발사된 포탄은 우리측 357 초고속 함정 조타실을 향해 날아들어 곧바로 357함정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이에대해 358호 기관장인 장근영 중위는 “북한군이 조타실을 공격한 것은 우리 함정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사전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 공격해 온 것을 대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357함정은 “장전한 모든 포탄을 북한함정에 발사했고 포탄을 재장전을 할 수 없자 소총등으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이날 함몰된 357함선에 승선했던 전탑장 한정길중사(26)는 밝혔다.

수십분도 안되는 긴박한 순간, 기능을 상실한 357함선은 연기에 휩싸였지만 손이 잘려나간 사병은 나머지 손으로 소총을 들고 대응사격을 했으며 5개의 손가락이 모두 잘려나간 병사는 팔뚝에 총을 올리고 탄창을 장전했다.

“평소 바다를 좋아했고 군함등에 관심이 많아 지난해 7월30일 해군에 입대했다”는 안하사는 이날의 서해교전에 대해 “가슴에 총탄을 맞고 싸늘히 식은 정장과 병기사등의 시체들이 좁은 갑판위에 널려 있고 숨을 몰아쉬며 간신히 가는 맥박에 목숨만을 부지하고 있는 전우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울분을 감출 수 없었다”며 “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하면 오늘의 원한을 반드시 갚아주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