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집 생활을 하며 푼푼이 모은 돈으로 선불을 주고 토지를 임대해 비닐하우스를 지었는데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농작물을 다 버리고 이제는 폭설로 비닐하우스마저 다 무너져 내렸으니 농사일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9살때부터 농삿일을 시작해 안해본 일 없이 고생하며 모은 돈으로 지난 93년 평택시 진위면으로 이사와 토지 100평당 쌀 1가마씩 주고 선불로 임대해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강전복씨(42).

“부인(박은숙씨·39)과 겨울내내 오이농사를 짖기위해 전기장판 위에 묘판을 만들고 씨를 뿌려 얼마 안있으면 모종을 하려고 하우스에 거름까지 주었다“며 허공을 쳐다보는 강씨의 눈에는 눈시울이 젖어있다.

이번 폭우로 진위면에서만 피해를 당한 농가는 강씨 이외도 136농가 1만2천여평 농지에 비닐하우스가 822동으로 피해규모만도 15억2천여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농가는 폭설피해로 막막할 따름이지만 더욱 가슴졸이는 것은 혹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97년 비닐하우스를 정부에서 정해준 규격으로 설치해야만이 피해보상을 해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피해를 당한 대부분 농가가 영세 농민들로 97년 이전 비규격으로 비닐하우스를 지었기 때문에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면 각종 대출금 상환은 물론 끼니까지 걱정해야 하는 형편에 놓여있다.

특히 이곳 농민들은 지난해에도 집중호우로 인해 출하를 며칠 앞두고 밤잠을 설쳐가며 지은 농산물의 출하를 포기해야하는 고통을 겪었기에 이번 폭설피해는 그들에게 진퇴양란 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하우스에 작물모종을 하면서 주위에서 온갖 자금을 다 끌어다 쓴 상태여서 갚을 길이 막막한 이들의 가슴을 만져줄 정부의 뚜렷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