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고급관리자 단기코스가 새로운 경영방법과 흐름을 전수한다는 재교육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지역유지의 ‘사교장’으로 변질된 것은 대학이 이 과정을 철저히 돈벌이로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역기반이 취약한 지방대학의 경우 단기코스에 참여한 지역의 단체장이나 간부의 참여 자체가 학교의 명예를 높이고 후원자의 역할까지 해 각종 프로젝트까지 수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업료 감면혜택까지 주며 모셔오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k대의 경우 최고경영자 과정이 지역유지들로 부터 큰 인기를 얻자 곧바로 유사한 이름의 과정을 2개나 개설했다. 60여명이 내는 수업료만 1년에 2억5천만원 정도. 강사료가 시간당 3만원도 안돼는 대학교수로 60%의 강의를 채우고 나머지 40%는 수강생 자비의 여행과 초청강의로 대체하면 1억5천만원은 고스란히 수입이 된다.

이 학교는 정규 대학생이 아닌 단기과정으로 4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있는 셈.

이같은 고수익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단기코스에는 지방정치지망생과 중·소기업 사장들이 몰리면서 자리가 없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대학들은 단기코스 입학문의자에게 교육내용이나 강사진 보다는 유력 정치인과 경찰서 간부, 세무서 간부의 이름을 나열하며 원우회의 활동성과를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단기코스를 개설하고 있는 행정·경영·교육대학원의 원장들은 수강생이 많고 적음이 대학내에서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판가름나면서 각종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H·P대학은 고위직 공무원이 많아야 기업가와 상인들의 참여가 늘어난다는 점을 이용, 3급이상 행정공무원, 경찰간부, 세무서 간부에게는 장학금혜택을 주며 모셔오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대학은 참여자가 외국연수에 동행할 경우 외국대학에서 3∼4시간 강의로 연수증까지 덤(?)으로 받는 끼워넣기 상품까지 내놓았다.

대학의 이같은 전략은 그대로 적중. H대학은 소재지 시장을 비롯 시의회의장, 경찰서장 등 지역의 기관장과 유지들 대부분이 원우회원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I대학의 한 관계자는 “대학입장에서 돈도벌고 지역사회에 자리잡는 것은 손해 볼 것이 없다”며 “단기과정 이후 각종 연구프로젝트를 거의 맡을 수 있기 때문에 대학입장에서는 이 과정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이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명목으로 평생교육프로그램 차원에서 도입한 고급관리자 단기코스. 그러나 이 과정은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채 대학의 돈벌이와 대학의 우호적인 후원자를 양성하는 것으로 변질되고 있다.

돈도 벌고, 후원자도 확보한다는 대학의 비정상적인 발상이 정말로 재교육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막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