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방치하면 모가 햇볕에 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속히 배수로 제방을 복구하고 논에 물을 대서 모의 잎들을 씻어내고 방제도 해야 하는데 농업기반공사는 대책이 전무한듯 하니 막막할 따름입니다.”

하늘이 뚫린듯 쏟아진 폭우로 40여만평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던 평택시 서탄면 내천리. 24일 오후 내리쬐는 햇볕속에서 흙투성이로 뒤범벅이 된 들녘을 바라보던 농민들은 또다른 한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농민들은 내천배수펌프장의 늑장 가동으로 인해 수마를 가중시키고도 마지막 남은 농심마저도 또다시 늑장대처로 수장시키려 한다며 허탈감에 빠져있다.

침수된 논의 물을 빼기위해 내천배수로 제방을 포클레인으로 파헤쳐 놓았으면 이제는 서둘러 이곳을 막아 농경지에 물을 대고 모가 햇볕에 타지않도록 잎을 씻어주면 조금이라도 벼 소출에 도움이 될수 있을텐데….

당국의 실수로 수마피해가 증폭된 상황에서 응급복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가슴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다.

최모씨(53·서탄면 내천리)는 “인재에 의한 수마에 고통을 당해 막막할 뿐” 이라며 “흙투성이 벼를 씻어내기 위해 지금이라도 비가 또다시 내렸으면 좋겠다”고 애끊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처럼 수마피해로 가슴졸여온 농민들은 시급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나 당국은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규모도 파악하지 못한채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출신 송준섭 시의원은 “평택시청과 빠른 협의를 통해 응급복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피해면적이 방대하고 농업기반공사의 미온적 대처로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농업기반공사 기호지부 관계자는 “피해 농가에 지장이 없도록 시급히 응급복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농림부 재해대책담당 김후동 사무관도 “직접 와서 보고 들으니 농민들의 아픔을 이해할 것 같다”며 “관련부서에 이같은 실정을 전달해 빠른 대책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