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집단폐업사태가 나흘째 계속되면서 환자가족들이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를 폭행하고 병원 기물을 훼손하는 등 심화되는 의료재앙에 환자측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지난 22일 밤11시께 수원 A병원 응급실에서 박모씨(45·회사원·안양시 동안구 비산동)가 동료 신모씨(37)를 빨리 치료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문의 정모씨(39)의 가슴을 때리고 서로 멱살을 붙잡는 등 5분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신씨는 이날 동료직원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중 뇌진탕 증세로 쓰러져 응급실로 급히 이송됐던 것.

박씨는 경찰에서 “의사가 치료는 제대로 해주지않고 엉뚱한 것만 계속 물어 항의하다 그만 분을 참지못해 때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씨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밤 10시께 평택시 S병원 응급실에서 신모씨(38·평택시 세교동)가 병원측이 고열로 고통을 호소하는 자신의 부인(30)과 아들(3)의 진료를 거부하는 것에 반발해 병원 정문벽에 락카칠을 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신씨는 병원 셔터문에 빨간색 락카로 낙서를 한뒤 진료과목 안내판 판의 ‘소아과’글씨를 지우며 분을 삭였다.

신씨는 “부인과 아들이 40도의 고열로 고통을 받아 1시간여동안 인근 병·의원을 돌아다닌 끝에 이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진료를 거부해 홧김에 소란을 피웠다”고 말했다.

또 인천시 서구 가정동에 거주하는 김모씨(32·여·서구 가정동)는 22일에 이어 23일 고열증세를 보이는 5살박이 아들을 데리고 보건소가 소아과를 진료하는 곳으로 지정한 S병원을 찾았으나 병원측이 환자들이 너무 많이 몰린다며 다른 병원으로 안내하자 “어린 환자를 상대로 흥정을 하느냐” 며 병원측에 욕설을 퍼부으며 항의소동을 벌였다.

한편 집단폐업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고소·고발도 잇따라 이날 오전까지 진료거부등을 이유로 병원장 및 병원의사를 고소·고발한 건수는 경찰 14건, 검찰 2건등 모두 16건에 달한다고 검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