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적발된 음주운전자들의 행태가 백양백태를 이루고 있다.

지난2일 밤 경기도내 일원에서 일제히 실시된 음주운전단속에서는 운전자들이 오리발을 내밀거나 엄포를 놓는 고전적인 수법에서 ‘읍소형’ ‘인해전술형’ ‘가족동원형’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면허를 딴지 2개월밖에 안된 김모씨(20)는 이날 밤10시께 수원연초제조창앞에서 단속에 적발되자 함께 탑승했던 동료 7명이 일시에 몰려나와 경찰관에 “기분이 좋아 한잔했는데 봐달라”며 통사정하는 바람에 경찰이 애를 먹기도 했다.

손모씨(36)는 가족동원형.

적발당시 옆자리에 부인이 앉아있는 가운데 손씨는 “직장동료들과 회식을 끝낸뒤 집에서 쉬던중 서울로 맞벌이하는 부인을 데리러 갔다 오던중이었다”며 애원했다.

사업을 하는 이모씨(39)는 단속경찰관이 음주측정기를 들이대자 “7천만원짜리 당좌수표가 부도나 홧김에 술을 마시게됐다”며 눈물로 호소하는 전형적인 읍소형.

이와함께 일단 차안에서 버티다 경찰관이 차문을 열고 음주측정을 하려고 하면 아예 도로에 드러눕는 ‘발버둥형’, 경찰출신인데 한번 봐달라며 동료애에 호소하는 ‘장유유서형’도 눈에 띈다.

경찰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끗발형’. 성남 분당경찰서 직원들은 고위공직자들의 이름을 파는 운전자들이 늘어나자 음주단속시 아예 핸드폰을 꺼놓고 단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모씨(36·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경우처럼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미는등 한동안 측정을 거부하다 나중에는 명함을 주고 통사정하는 오리발형은 이미 고전적인 수법이 됐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가족이 응급실에 입원해 빨리 가야한다는 등 고전적인 핑계형도 더러 있다”며 “만취상태에서 달아나다 사고를 내는 뺑소니형은 패가망신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