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간 이견 이슈…정례회 개회사에 담아 ‘논란’

   국힘의원들, 집단퇴장 배수진…사전 만류 불구 강행

   “의도적 정치발언” 규정…“의회, 당싸움 안돼” 항의

   정작 美전투기 추락 문제는 외면…시민단체, “아쉽다”

 유승영 시의장이 본회의장에서 개원사를 하고 있다. 사진=평택시의회 제공   ⓒ평택저널

평택시의회 유승영 의장(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본회의장에서 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폐수 관련 발언이 논란이다. 정당 간 이견이 있는 이슈를 개원사에 넣은 것은 의도를 가진 정치적 발언으로 기초의회를 정치싸움 장으로 끌어들이는 처사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면서다.

평택시의회는 1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39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를 열었다. 유승영 의장은 개원사를 통해 “최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하여 많은 시민 분께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 오염수룰 강행했을 시, 평택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발끈했다. 개회 하루 전인 31일 저녁 개원사에 일본 원전 오염수 내용이 담겼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빼줄 것을 유 의장에게 직·간접적으로 요구했지만 강행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도 불사하겠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유 의장의 발언을 “의도적인 정치적 발언”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의회 최준구 국민의힘 대표의원(비전1, 동삭동)은 “의회 운영의 모든 책임지고 있는 의장께서 중앙정치의 논리를 가지고 시의회를 운영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장의 공적 발언은 18명 의원 전원과 의회사무국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유 의장이 시 집행부에 대책 요구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일본에서 오염수를 방류할 시 평택시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는데 시가 할 수 있는 일로 무엇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시 한 고위 공직자는 “현실적으로 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오염수 문제가) 시기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이기는 하지만 시·군의회에서 거론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주한 미군 측이 팽성읍 노와리 추락한 F-16 전투기 잔해를 찾기 위한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김 의원은 또 “정당 간 이견이 있는 문제를 의장이 계속 본회의장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안타깝다”했다. 그는 “앞서 4월 임시회 개회사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방일을 앞둔 시점에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거론해 일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님이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나도(우리도)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 자칫 시의회가 정치싸움판 되는 것 아니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는 이번 개회사에 정작 담아야 할 것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아니라 팽성읍 노와리에서 발생한 주한미군 F-16 전투기 추락사건(평택저널 5월 6일자 보도) 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건 발생 한 달이 가까워 오지만 피해농민 보상 등의 문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택평화센터 임윤경 대표는 “전투기 추락사고 이후 처음 열리는 정례회여서 시의회 차원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기대가 컸는데 개회사에 이 문제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평택시 갑지역위원회는 5월 31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와 수산물 수입 반대 국민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