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관리 손 놨다…4곳 서식여부·개체수 ‘깜깜’

환경국, 공원에 조성 3곳 "공원과서 관리하는 줄…"

담당 공무원도 없어…‘환경도시’ “구호에 그쳤다”

 최선자 의원이 환경국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평택시의회 방송 캡처   ⓒ평택저널

평택시가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대체서식지 4곳에 대한 관리를 사실상 손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공무원이 없는 것은 물론 모니터링이 안 돼 현재 서식여부나 개체수가 확인이 안 되고 있는 상태다. 당장 시가 역점 추진하는 ‘쾌적하고 살기 좋은 환경도시’가 구호에 그쳤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8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에는 미군기지 이전과 각종 개발사업에 따라 ▲덕목제(현덕면) ▲배다리 생태공원(죽백동) ▲봉골 근린공원(고덕면) ▲덕동산 근린공원(비전동) 등 멸종위기종 대체서식지 4곳을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 대체서식지에는 개발지역에서 서식하던 멸종위기종 1급인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2급), 맹꽁이(2급) 등을 이주시켰다.

대체서식지는 조성 후 2~3년 간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서식여부와 개체 수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해야 하고 이후에는 시가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시는 이후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고 사후 관리도 소홀했다. 이같은 사실은 시 환경국에 대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확인되었다.

김진성 환경국장이 최선자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평택시의회 방송 캡처   ⓒ평택저널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김승겸) 최선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환경국 김진성 국장을 상대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대체서식지 현황과 관리 실태, 개체수, 모니터링 여부 등을 따져 물었다. 김진성 국장은 시가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서식 개체수와 관련해서도 “정확이 파악이 안 돼서 모르겠지만 대부분 많이 소실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최 의원은 “이쯤이면 대체서식지로 이주한 멸종위기종 생물들이 대부분 죽은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의 질의로 대체서식지 관리가 안 되고 있는 이유도 나왔다. 김 국장은 “덕목제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대체서식지는 모두 공원이다. (대체서식지를) 공원과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 확인해보니까 그쪽 부서에서도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인력 핑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담당 공무원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시는 대안으로 전담 공무원 확보와 함께 ‘생태팀’ 신설을 제시했다.

최선자 의원은 “개발에 떠밀려 대체서식지로 이주시킨 멸종위기종 생물마저 관리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해 우리 모두 반성을 해야 한다”면서 “대체서식지 멸종위기종 야생생물의 관리 보존은 사람과 동·식물이 살아가는 생태환경이 어떤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이들이 잘 보전될 수 있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주문했다.

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