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도 안 한 우즈베키스탄 도시에 물품지원 추진 ‘논란’

시르다리야주 소재 11개 초교에 컴퓨터 등 지원…1억원

정일구 의원 등 “부적절” 지적…시 내부서도 의문 분위기

몽골 토브아이막 도서관 리모델링 예산지원 논란 ‘재연?'

▲ 평택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정일구 위원장(왼쪽)과 최준구 의원.    ⓒ평택저널

평택시가 우즈베키스탄 시르아리야주와 아직 우호교류도시 합의 체결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지역 초등학교에 1억 원 가량의 물품지원 사업을 추진해 ‘퍼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평택시와 평택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인도주의 실현과 양 도시 상생 발전 도모를 목적으로 ‘우즈베키스탄 시르다리야주 초등학교 물품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민간위탁 방식으로 11개 초등학교에 각각 컴퓨터 7대와 프린터 1대를 지원하는 것으로 소요 예산은 대행 인건비와 수수료 등 경비를 포함해 총 1억원이다.

시는 오는 9월 제3회 추경에 예산을 편성해 민간위탁 사업자 선정(10월) 등 11월까지 사업과 정산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시의 사업 추진에 대해 “퍼주기”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르다리야주가 우호교류도시 합의 체결이 되지 않은 도시인데다, 설령 합의 체결이 되었다하더라도 물품 지원은 상호 충분한 교류 등을 통해 신뢰가 구축된 이후에 하는 일반적 교류와는 다르게 무리수를 두었다는 이유에서다.

물품 지원 성격과 목적도 논란이다. 실제 시의회 일부 의원은 4일 열린 시와 의원 간 7월 간담회에서 문제로 지적했다. 기획행정위원회 정일구 위원장(국민의힘. 사)의 질문에 시는 지원 성격을 “큰 틀에서 원조”라고 답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시에서 원조를 하는 개념이 맞는가. 시장님 생색내기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도대체 우리가 왜 여기에 지원해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최준구 의원(국민의힘, 라)도 문제를 제기했다. “시장님이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 방문 때 도움을 준 단체가 있었다고 하는데 시의 지원 사업이 결과적으로 그 단체를 빛나게(광팔이) 해주는 것 아닌가” 하고 지원 목적 등을 따져 물었다.

우즈베키스탄 시르다리야주 물품지원 사업 추진은 시 내부에서도 적절성에 의문을 두는 분위기다. 시가 추진하는 대형 사업이 많아 수 백 만원에 불과한 신규 사업이 예산편성에서 배제되는 등 가용재원이 크게 부족한 현실에서 굳이 해외 지원사업을 해야 하는 것인지, 교류사업이 본격 시작도 전에 물품지원부터 해야 하는 것인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는 의원 간담회에서 지원 사업 목적을 “우호교류 추진 중인 우즈베키스탄 시르다리야주 초등학교에 컴퓨터 등 물품을 지원하여 인도주의를 실현하고 양 도시 상생 발전 도모”라고 했다. 또 사업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로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으로부터 우호교류 추진 중인 시르다리야주 초등학교에 교육용품, 자재, 물품 등 지원 요청을 받아 인도적 우호교류 차원에서 추진하게 되었다“면서 ”양 도시 간 상생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이와 유사하게 민선7기 출범 직후 우호교류 협약 체결 추진 중인 몽골 토브아이막 도립도서관 리모델링을 위한 재정지원을 하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편, 평택시의회는 지난 4월 제238회 임시회에서 시가 제출한 ‘평택시와 우즈베키스탄 시르다리야주 간의 우호교류합의 체결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현재 양 도시 간 우호교류합의 체결은 하지 않은 상황이다.

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