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축대붕괴…80대 노부부 천만다행 생명 구해

호우경보 평택…주택침수·차량파손 등 35건 집계

 ▲ 오성면 길음리 김기택·편옥금 부부 집 지붕 일부에 인근 공장에서 무너진 

석축으로 보강토와 토사가 덮쳤다.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평택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고 토사가 유출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5일 평택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20분 평택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15일 오전 9시 기준 평택지역에 평균 170.6㎜의 비가 내렸다. 13, 14, 15일 누적 강우량은 평균 229㎜다.

이번 집중호우로 공공시설에서 도로침수 15건, 나무 쓰러짐 2건, 맨홀 10건, 하수역류 3건, 토사유출 2건, 낙석 1건, 기타 2건 등 35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사유시설에서도 주택침수 2건, 나무 쓰러짐 3건, 차량침수 2건, 토사유출 2건, 하수역류 1건, 축대붕괴 1건, 기타 1건 등 12건피해가 발생했다. 피해가 발생한 공공시설과 사유시설은 모두 응급조치를 완료했다.

주요 피해 사항을 보면 신장1동 주성빌라 반지하 2가구가 건물 내 하수 불량으로 침수되었다. 서정동 삼영맨션 반지하 1가구도 건물 노후화로 인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고덕면 방축리와 장안동에서는 농로 침수와 배수로 범람으로 인해 각각 1대씩 2대의 차량이 침수되었다. 팽성읍 부용산근린공원에서는 석축이 무너져 차량 1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 김기택 씨가 쓸려내려온 석축과 토사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심야보일러실이 종잇장처럼 구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다.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오성면 길음리에서는 오전 3시 30분께 높이 10m 너비 30m의 공장 축대가 붕괴되었다. 이로 인해 보강토와 토사 등이 공장 바로 아래 거주하고 있는 80대 김기택·편옥금 부부의 집 지붕과 벽 일부를 덮쳤다.

잠을 자던 김씨 부부는 놀라 다급하게 집을 뛰쳐나왔다. 특히 김씨가 자던 방은 벽을 뚫고 들어온 석축 등이 침대까지 밀려왔다. 하마터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 김기택 씨가 자고 있던 방안. 무너진 벽돌이 당시 긴급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편금옥 씨가 잠을 자던 거실은 집 뒤로 지어 놓은 심야보일러실이 안으로 들어오는 석축과 유출된 토사를 막는 기능을 하면서 내부가 뒤틀리고 금이 가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에 그쳤다. 조립식으로 지은 심야보일러실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다.

김기택 씨는 “잠을 자고 있는데 천둥 벼락 치는 소리를 듣고 놀라서 뛰쳐나왔다”면서 당시 위급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가슴을 쓸어냈다.

그는 또 “80평생을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 격는다”면서 “심야보일러실이 아니었으면 우린 죽었다. 무서워서 더 이상 이 집에 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