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특정감사…규정 위반 28건 무더기 적발

“관리·감독 뒷전·수탁자는 제 멋대로” 합작

직원채용·보수책정 등…방만·부실 ‘백화점’

▲ 평택에코센터 주민편익시설의 하나인 오썸 워터파크 전경.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평택시가 위탁한 평택에코센터 관련 주민편익시설인 ‘오썸플렉스’가 관련 규정이 무시된 채 지난 3년 간 엉망으로 운영돼 온 사실이 평택시 특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오썸플렉스 운영 수탁자에 대한 지도·관리·감독을 하는 시 해당부서장이 주의·시정·개선 등의 처분을 받은 것만 28건에 달한다.

4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2020년 6월9일 고덕면 소재 평택에코센터 주변 영향지역 주민들이 설립한 A 단체와 주민편익시설(오썸플렉스) 운영 위·수탁협약을 체결했다. 위탁기간은 2020년 7월1일부터 2023년 6월30일까지 3년이다.

시는 수탁만료 1개 월 가량 앞둔 지난 5월 오썸플렉스 운영과 관련 A 단체와 이를 관리·감독하는 시 B 부서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A 단체의 오썸플렉스 수탁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B 부서장에 주의 16건, 시정 8건, 개선 3건 등 총 28건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특정감사 결과는 관리·감독 부서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서 수탁자가 제 멋대로 주민편익시설을 운영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수탁자 간 짬짜미 형태로 지난 3년 간 오썸플렉스가 부실·방만 운영되는 등 문제투성이 백화점이었던 셈이다.

감사에서 지적된 것은 위탁운영 계획 변경, 인사 채용, 예산집행 등 다양하다.

주요 내용으로 직원 채용 관련 부분을 보면 ‘주민편익시설 관리·운영 위탁 협약서’에 따라서 수탁자는 주민 편익시설 관리·운영에 필요한 근로자의 임면요인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를 임면하기 1개월 전에 시와 서면으로 사전협의를 하여야 한다.

하지만 A 단체는 직원 신규 채용시 시와 사전협의 및 승인절차 없이 직원 임면보고만 실시했다. 더욱이 정원기준에 없는 ‘계약직’ 2~3급을 운용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B 부서는 감사일 현재까지 어떠한 시정·보완 조치를 하지 않았다.

A 단체는 직원들의 보수책정도 제멋대로 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오썸플렉스 센터 규정집’에 따르면 직원들의 보수는 A 단체가 시와 협의해서 정해야 한다. 보수책정 기준은 동종 위탁사업의 통상임금을 적용하되, 시의 승인 후 매년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A 단체는 2020년 7월부터 감사일 현재까지 보수책정 기준에 대한 승인 없이 종사자의 기본급과 상여금, 제 수당을 지급했고, B 부서는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A 단체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예산서 제출을 소홀히 한 것도 밝혀졌다. ‘주민편익시설 관리·운영 위탁 협약서’에 따라 A 단체는 매 회계연도 개시 4개월 전까지 주민편익시설의 관리·운영에 관한 다음 연도 사업계획서 및 예산안을 시에 제출, 승인 받아야 한다. 위탁사무 사업실적 및 회계 결산 보고서는 매 회계연도 종료 후 1개월 이내, 매 분기별 운영결산서는 그 다음달 10일까지 시에 제출해야 한다.

▲ 평택시 감사관 특정감사 자료 일부.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하지만 A 단체가 연간 사업계획서를 3년 간 단 한 번도 제출하지 않았고, 예산서는 제출을 소홀히 했다. 특히 연간 예산서에 원가항목별 세부 산출근거를 작성하지 않거나 누락했다. B 부서는 A 단체가 제출한 예산서를 그대로 반영하는 등 예산서 산출기초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민간위탁금 예산을 편성하고 지원했다.

▲ 평택시 감사관 특정감사 자료 일부.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A 단체는 계약업무도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A 단체는 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해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정한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해당 시설물을 시공한 업체라는 이유로 C 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계약보증서, 인지세 납부증명서 등 계약의 성립·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일체의 서류를 작성·첨부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용역 과업 범위에는 전문을 요하는 시설물 외에 단순장비 유지보수 업무까지 포함하고 사업자의 정당한 자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관련서류를 구비하지 않은 채 원가산출내역·작업일지·참여자 명부 등 계약이행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비서류 없이 계약상대자가 청구한 금액 그대로 대가를 지급했다.

B 부서는 감사일 현재까지 이에 대한 지도·점검하거나 조사해 시정과 보완을 요청한 바가 없다.

A 단체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분기별 1회 이상의 수질검사와 7·8월 중 각각 1회 이상의 수질검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관련 시 B 부서 관계자는 “감사에서 지적된 것은 맞지만 사안지 크지 않은 것”이라면서 “대부분 개선·시정 이행이 완료되었다”고 말했다.

A 단체 내부에서 방만·부실 운영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개선을 제기해온 한 관계자는 “평택시 감사관의 특정감사에서 드러난 오썸플렉스 운영의 문제점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관리·감독해야 할 시의 해당 부서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손을 놓은 상태에서 인사문제든, 예산집행 문제든 운영의 모든 것이 사실상 A 단체가 원하는 대로 흘러왔다”면서 “이는 에코센터와 시 행정, A 단체 등이 서로 연결(커넥션)되지 않으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로, 전방위에 걸쳐 감사나 수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평택시가 평택에코센터에 수십억 원을 들여 설치한 미디어 파사드가 운영 2년도 채 안 돼 중단(8월1일자 평택저널 보도)되는가 하면, 평택에코센터 내 민간위탁 업체에 자신의 배우자를 채용시킨 혐의를 받는 시 D 사무관의 전 근무지 사무실을 경찰이 압수수색(8월15일자 평택저널보도) 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