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수질개선 정부 입장 없는데…용납 못해”

▲ 정장선 평택시장이 평택시의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평택시의회 방송 캡처   ⓒ평택저널

용인특례시 남사읍 일원에 조성 예정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관련 평택시가 송탄상수원보호구역 조정(해제)의 뜻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평택시가 시민에게 송탄상수원보호구역 조정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 수질보전과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평택지역 시민단체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11월 29일 제243회 평택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가진 시정연설(11월30일자 평택저널 보도)을 통해 2024년도 평택시 시정 운영 방향을 밝혔다.

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언급하며 송탄상수원보호구역 조정(해제)을 시사했다.

정 시장은 “용인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은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진위 상수원보호구역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국책사업’인 만큼 상수원보호구역 해제권한을 가진 지자체(평택시)라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정장선 시장의 시정연설집 일부.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정 시장은 또 “그동안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임을 감안해서 개발방안과 수자원 안심대책이 함께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수원보호구역 일부 조정(해제)에 대한 대가로 ‘개발’ 등의 실리를 취하겠다는 모양새다.

실제 평택시는 지난 3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개발 계획 발표 직후부터 수차례 회의를 통해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관련 대응책 마련에 부심해왔다. 결론은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조건 해제 반대를 주장하다가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단 일부 조정(해제)을 해주고 반대급부로 정부 지원을 받아내겠다는 판단이다.

앞서 시는 지난 9월 의원간담회에서 ‘대외비’로 한 현안사항으로 ▲수질 및 수량 등 수자원 안심대책 ▲생활용수 확보 대책(부족용수 해소) ▲진위면 일대 개발여건 마련(농업진흥지역 해제) ▲산업단지 확장 및 신규 조성 등을 시의회에 보고했다.

평택시의회는 오는 18일 폐회하는 제243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 집행부의 뜻을 반영해 건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평택시민단체는 발끈했다. 토론회 등을 이어가며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보다 수질보전과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시민단체로서는 정 시장의 시정연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김훈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는 “시민단체는 수질개선에 대한 보장 없이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운운하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정부에서 어떻게 해주겠다고 하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먼저 입장을 밝히고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평택시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연대 단체들이 의논을 해서 단체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월 용인특례시 처인구 남사읍 일원에 215만평 규모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공사기간은 2026년 10월~2030년 10월까지다. 용인 참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일부가 송탄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지역에 포함돼 있다.  

박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