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들여 LED 전구 교체·수리… 5개월 만

‘돈 먹는 하마’ 애물단지…‘빛공해’ 지적도

실효성 의문…시설해체 등 근본 대처 목소리

▲ 가동 중단 열흘 전에 촬영한 미디어파사드. 2개 면 가운데 왼쪽 면의 글씨가 깨져보인다.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 23일 밤. 가동을 멈춘 미디어파사드. 사진=평택저널 ⓒ평택저널

평택시가 수십억 원을 들여 평택에코센터에 설치한 미디어파사드가 LED 전구 파손 등으로 운영한지 2년도 안돼 전면 중단(2023년 8월1일·9일·21일자 평택저널 보도)되자 수억 원을 들인 대보수를 거쳐 재가동을 했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또 다시 스톱되면서 예산낭비 지적과 함께 시설해체 등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2019년 31억9천800만 원을 들여 고덕면 소재 평택에코센터 굴뚝을 활용한 홍보 등을 목적으로 높이 54m, 폭 15m, 3면 2천30㎡ 규모의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했다.

시는 다음 해인 2020년 7월 평택에코센터 주민편익시설인 오썸플렉스 개장에 맞춰 미디어파사드 운영에 들어갔다. 민간위탁한 오썸플렉스와는 달리 미디어파사드는 시가 직영했다.

하지만 대민 전달 메시지 표출, 미디어아트 영상콘텐츠 등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홍보 계획은 2년도 채 되지 않아 중단됐다. LED 전구 등이 파손돼 글자나 영상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자 2022년 4월께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미디어파사드는 중단 1년 6개월여 만인 2023년 12월말께 재가동됐다. 이번에는 운영 주체가 오썸플렉스를 수탁한 A 사로 변경됐다. 시가 지난해 4/4분기부터 미디어파사드 운영까지 민간위탁한 것이다.

미디어파사드 재가동을 위해 파손된 LED 전구 교체와 방수 등 수리 비용으로 약 3억원에서 4억원가량이 투입됐다. 하지만 미디어파사드는 재가동 5개월여 만인 지난 23일 밤부터 또 다시 가동이 중단됐다.

가동 중단 원인은 전에 중단했던 이유와 동일하다. LED 전구 파손으로 인해 미디어파사드 한 면의 글씨와 영상이 깨져보이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 다시 미디어파사드 가동이 중단되자 시민들은 “돈 먹는 하마”라면서 “철거를 비롯해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 B 씨는 “화질이 좋지 않아 효과도 없는데다 매 번 수리비만 수억 원씩 들어가는 미디어파사드를 굳이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시민 C 씨는 “설계와 시공부터 문제가 있는 시설에 확실한 품질 보증 없이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리한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미디어파사드 설계, 시공, 수리, 예산집행 전반에 걸쳐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평택시민환경연대는 지난해 8월 7일 평택시가 수십 억 원을 들인 평택에코센터 미디어파사드가 가동 2년도 채 안 돼 중단된 것으로 확인(8월1일자 평택저널 보도)되자 성명서를 내고 “감사실시와 책임자 문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전에 쓰지 않도록 막아 놓은 면의 전구를 옮겨서 교체한 부분”이라면서 “다시 한 번 더 새 전구로 교체해보고 난 뒤 그래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미디어파사드를 계속 운영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명호기